Page 26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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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나옹록
요선자(了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삶은 어디서 나와 죽음은 어디로 가는가
하루종일 항상 이러한 의심을 일으켜
갑자기 의심덩이가 부서져 가루 되면
뜨거운 유월 하늘에 눈과 서리 날으리라.
희선자(希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조주(趙州)의 ‘무(無)’자 화두 하나를 들되
쉴 새 없이 부딪쳐 들어가 끊이지 않게 하라
갑자기 온몸에서 땀을 한번 쭉 빼면
산하대지가 한 군데 들어오리.
양선자(良禪者)가 게송을 청하다
그대로인 본 성품이 어디에 있는가
빈틈없이 빛을 돌이켜 부디 잊지 말지니
갑자기 온몸에서 땀을 한번 빼고 나면
티끌마다 세계마다 감출 것이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