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 나옹록
과거부터 가까웠기에
금생에 와서 도를 같이하게 되다
권하노니 그대여 한 걸음 더 나아가
빨리 자기 종풍(宗風)을 깨치라.
공도사 혜도(空都寺 惠刀)에게 감사함
사람을 죽이고 사람을 살리는 칼이
오직 그 사람의 한 손안에 있었는데
갑자기 오늘 아침에 와서 내게 은혜 베풀었나니
뾰족하고 날카로운 칼에 서릿바람이 난다.
강남(江南)의 낙가굴(洛伽窟)에 예배하다
묘한 모양은 원래 모양 없는 것이요
소리를 관하매[觀音]곳곳에 통한다
내 여기 와 석굴을 보니
의외로 하나의 구멍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