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4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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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나옹록


                 감선자(旵禪者)가 오위주송을 베껴 썼기에
                 그 앞에 제(題)함



               세밀한 가풍을 뉘라서 알 건가
               편(偏)과 정(正)은 원래 자체가 각각 다르다
               저쪽 진실되고 확연한 곳을 알고 싶은가

               흑백이 분명하게 나누어지기 전이네.





                 청평산(淸平山)에 머무르면서



               10여 년 동안 강호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가슴속이 절로 활짝 열렸네

               내가 성취한 일 묻는 이가 있으면
               배고프면 밥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시며 피곤하면 잔다 하리라.





                 옮겨가면서 스님네[同袍]에게 부침



               봄이 오면 기러기는 북쪽 변방에 왔다가
               가을이 오면 예와 같이 남으로 가네

               도 닦는 이의 보따리는 모두 그와 같거니
               몸이 가고 몸이 오는 것 의심할 것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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