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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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나옹록


            게 가서 머리를 깎았다.요연스님이 물었다.
               “그대는 무엇 하러 머리를 깎았는가?”

               “ 삼계를 벗어나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입니다.가르쳐 주
            십시오.”
               “ 지금 여기 온 그대는 어떤 물건인가?”

               “ 말하고 듣고 하는 것이 여기 왔을 뿐이거니와 볼 수 없는 몸
            을 보고 찾을 수 없는 물건을 찾고 싶습니다.어떻게 닦아 나가야
            하겠습니까?”

               “ 나도 너와 같아서 아직 모른다.다른 스승을 찾아가서 물어보
            라.”
               그리하여 스님은 요연스님을 하직하고 여러 절로 돌아다니다가

            지정(至正)4년(1344)갑신년에 회암사로 가서 한 방에 고요히 있
            으면서 밤낮으로 언제나 앉아 있었다.

               그때 일본의 석옹(石翁)화상이 그 절에 머무르고 있었는데,어
            느 날 승당(僧堂)에 내려와 선상(禪床)을 치며 말하였다.
               “대중은 이 소리를 듣는가.”

               대중은 말이 없었다.스님은 게송을 지어 보였다.


                 선불장(選佛場)에 앉아서

                 정신 차리고 자세히 보라
                 보고 듣는 것 다른 물건 아니요
                 원래 그것은 옛 주인이다.
                 選佛場中坐 惺惺着眼看
                 見聞非他物 元是舊主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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