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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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장 33
그 뒤 4년 동안을 부지런히 닦다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깨친 뒤
에 중국으로 가서 스승을 찾아 도를 구하려 하였다.
정해년(1347)11월에 북을 향해 떠나 무자년(1348)3월 13일에
대도(大都)법원사(法源寺)에 이르러,처음으로 서천의 지공스님을
뵈었다.지공스님이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 고려에서 왔습니다.”
“ 배로 왔는가,육지로 왔는가,신통(神通)으로 왔는가?”
“ 신통으로 왔습니다.”
“ 신통을 나타내 보여라.”
스님은 그 앞으로 가까이 가서 합장하고 섰다.지공스님은 또
물었다.
“그대가 고려에서 왔다면 동해 저쪽을 다 보고 왔는가?”
“ 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기 왔겠습니까?”
“ 집 열두 채를 가지고 왔는가?”
“ 가지고 왔습니다.”
“ 누가 그대를 여기 오라 하던가?”
“ 제 스스로 왔습니다.”
“ 무엇 하러 왔는가?”
“ 뒷사람들을 위해 왔습니다.”
지공스님은 허락하고 대중과 함께 있게 하였다.
어느 날 스님은 다음 게송을 지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