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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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나옹록


               하루는 지공스님이 법어를 내렸다.



                 선(禪)은 집 안이 없고 법은 밖이 없나니
                 뜰 앞의 잣나무를 아는 사람은 좋아한다
                 청량대(淸凉臺)위의 청량한 날에
                 동자가 세는 모래를 동자가 안다.
                 禪無堂內法無外 庭前栢樹認人愛
                 淸凉臺上淸凉日 童子數沙童子知


               스님은 답하였다.



                 들어가도 집 안이 없고 나와도 밖이 없어
                 세계마다 티끌마다 선불장(選佛場)이네
                 뜰 앞의 잣나무가 새삼 분명하나니

                 오늘은 초여름 사월 초닷새라네.
                 入無堂內出無外 刹刹塵塵選佛場
                 庭前栢樹更分明 今日夏初四月五


               하루는 지공스님이 스님을 불러 물었다.
               “이 승당 안에 달마가 있는가 없는가?”

               “ 없습니다.”
               “ 저 밖에 있는 재당(齋堂)을 그대는 보는가?”

               “ 보지 못합니다.”
               그리고는 승당으로 돌아가 버렸다.
               지공스님은 시자를 보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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