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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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나옹록
모였다 흩어지고
항상 모였다 흩어지는 뜬구름같이
감도 없고 옴도 없는 것에 서로 미혹되어
여기저기 모였다 다시 흩어진다.
오르고 가라앉아
둥우리에 올라 살고 구멍에 빠져도 살아
차별된 여러 가지 중생은 오직 마음이 지은 것이니
생사는 아득한데 업의 바다는 깊어라.
이 세계도 저 세계도 마음 편치 않구나
아무 데도 편치 않아 고해에 잠겼을 때
53)로
부처님은 세 수레* 문 앞에 서서
화택에서 끌어내어 여여한 마음에 앉게 한다.
그러나 한 생각에 빛을 돌이킬 수 있다면
마지막 의지처인 자기 부처 찾으리
허공 같은 그 자체에 부처가 있나니
자연 속에 그대로 부처가 있는데 어디서 찾는가.
단박에 뼛속 깊이 생사를 벗어나리라
본래 얕은 것도 아니요 깊은 것도 아니라
서로 만났어도 분간하기는 어려운 일이니
분간하기 어려움은 본래 깊기 때문이네.
머리에 뿔이 있거나
머리에 뿔이 있거나 머리에 뿔이 없거나
무거운 남의 물건 진 것은 없느니만 못하나니
*법화경 비유품에 말한 양 수레,사슴 수레,흰 소 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