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5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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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제존자 삼종가 325


                셋도 아니요 하나도 아니며,그렇다고 둘도 아니니라.

            어느 새 몸이 죽어 백골무더기뿐이니
                마음도 비고 경계도 고요한데 이 무슨 무더기인고
                세간의 어떤 물건이 죽음으로 돌아가지 않으랴
                불과 바람은 먼저 떠나고 백골무더기뿐이네.

            당당한 데 이르러도 자재하지 못하네
                온갖 것으로 장엄된 보배는 고향에 있었나니
                중생들은 탐애(貪愛)로 허덕거리지마는
                오직 부처님은 6화(六和)* 자재를 행하셨네.
                                       54)로




            이 마른 해골이

                이것을 어찌할까
                한 무더기 마른 뼈를 어떻게 보호할까
                전생에 수행하지 않았거늘 지금 누가 보호하랴
                혹은 진흙 구덩이에 있고 혹은 모래밭에 있네.

            홀연히 깨치면
                큰 문이 열리고
                깨친 사람의 뼈는 여섯 신통 트인다
                예전에는 비싼 값으로 그 뼈를 사서
                높은 누대(樓臺)위에 부도를 세웠다.

            광겁의 무명도 당장 재가 되어서
                원래 밝고 어두움과 번갯불 천둥은


            *보살이 계율․견해․행․인자한 마음․인자한 말․인자한 뜻으로 중생들과
              화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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