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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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나옹록
일마다 물건마다 모두 주인이 되네.
이리 놀고 저리 놀아도 끝이 없구나
이리 쓰고 저리 써도 그 쓰임에 따라 풍족하니
이제껏 이 보배는 다함이 없어
원래 허공에 가득하며 자체는 바람 같네.
마니구슬이라고도 하고
물건으로 이름을 붙이나
자체는 허공과 같아 그림자도 형상도 없다
어떠한 물건도 일도 다른 데서 생긴 것 아니거니
반드시 만물이 있어 그 이름을 얻는다.
신령한 구슬이라고도 하니
그 성품 신령하나니
실제로 업이 있어 생을 받고 실제로 업을 지어간다
전생에 후생의 인(因)을 짓고 그 인이 없어지지 않아
사생육도에 온갖 모습이 된다.
이름과 모양은 아무리 많아도 자체는 다르지 않네
봄이 오기 전에 만물을 다 알 수 있는가
만물을 다 알려면 괜스레 수고로울 뿐
봄으로 전체를 알아야 하리.
세계마다 티끌마다에 분명하여
한 줄기 신령한 광명은 고금에 빛난다
티끌마다 세계마다 모두 다른 것 아니요
자기의 신령한 광명이 환한 그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