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7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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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제존자 삼종가 327


                라라리리 한마디에 태평하네.

            쟁반에 구슬 굴리듯 운용할 수 있다면
                생사는 끊임없이 업의 바다로 흐르는데
                떠돌이는 고향 떠난 지 얼마나 되었던가
                생각하는 업의 바다 아직도 흐르는구나.

            겁석(劫石)도 그저 손가락 퉁길 사이에 지나가리
                돌아올 겁석도 그 수가 항하사 같거니
                고향 떠난 떠돌이 오래됨을 어떻게 알리
                앞뒤가 아득하고 더욱 아득하구나.





            법도 없고

                무엇으로 통할까
                고요하고 아득하여 무지(無智)에 싸여 있네
                적멸(寂滅)한 성품 안에서는 어떤 맛도 보기 어렵지만
                어려운 중에도 이치와 일 두 가지는 공(空)하기 어렵네.

            부처도 없고
                무엇으로 읊어 볼까
                본래부터 성인도 없고 또 범부도 없고
                원래 큰 바탕에는 더하고 덜함 없어
                부처와 중생이 모두 똑같네.

            마음도 없고 물질도 없네
                경계도 비고 마음도 고요하면 본래 아무것도 없나니

                경계와 마음,마음과 경계를 어떻게 말할까
                마음과 경계,경계와 마음,마음도 경계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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