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6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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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나옹록


                큰 허공 속에서 숨었다 나타나지만
                큰 법이야 원래 무슨 차별 있으랴.

            그로부터는 항하사 불조의
                끝없는 지혜의 해가 하늘에 가득 비치리니
                삼라만상에 아무 의심 없어지고
                큰 도는 여여하여 모자람이 없으리라.

            백천삼매 헤아릴 수 없으니
                알지도 못하는데 다시 무엇을 의심하리
                부처와 중생이 다 같은 무리니
                여러분은 여기서 조금도 의심 말라.






            헤아리지 않는데
                자세히 보아라
                신령한 광명은 홀로 두루 비추어 빈틈없나니
                본래의 참 성품은 모든 반연 끊었고
                참 지혜는 끝없고도 무심하니라.

            무슨 허물 있는가
                지극히 영롱하여
                한 점의 티도 없이 모든 것에 통하나니
                어리석은 사람들 앞에서는 경계가 되고
                지혜로운 사람 곁에서는 모두 다 순종하네.

            생각하고 헤아림이 곧 허물 되나니

                물건마다 일마다 모두 그 발밑인데
                티끌마다 세계마다 내 고향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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