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1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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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제존자 삼종가 331


            밝은 달이 가을 강에 가득한 듯하여라
                한 점 신령한 광명에 또 무엇이 있는가
                다른 곳에서 그것을 찾으면 한갓 힘만 허비하리라
                밝고 밝은 보배달이 가을 강에 가득하네.





            배고픔도 그것이요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자기 조금도 어김없는데
                어김없는 그것은 다른 데서 오는 것 아니라
                인연 따라 작용하는 제 고향집이니라.


            목마름도 그것이니
                조주 노스님 사람들에게 차 한 잔 대접했다
                이 작용을 의심 않고 이 작용을 잘 알면
                의심 않는 이 작용은 다른 것이 아니네.

            목마름 알고 배고픔 아는 것 대단한 것 아니라
                어떤 사람이 자기 스스로 자기 집에 사는가
                여여(如如)한 것만이 여여한 이것이라
                여여하지 못하면 또다시 어긋나리.

            아침에는 죽 먹고 재(齋)할 때는 밥 먹으며
                목마르면 아이 불러 차 한 잔 마시노라
                문 밖에 해는 지고 산은 고요하나니
                앞창에 달은 밝고 흰구름 흩어지네.

            피곤하면 잠자기에 어긋남이 없어라

                천 가지 세상일 모두 다 어긋나지 않네
                목동은 해를 향해 봄풀 위에서 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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