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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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나옹록
마치 소양(昭陽)에서 신령스런 나무 보고
즐겨 큰 법을 상류(常流)에 붙이는 것 같구나.
當陽挂起眉間劍 殺活臨機總自由
恰似昭陽見靈樹 肯將大法付常流
스님은 또 설창(雪窓)스님을 찾아보고 명주에 가서 무상(無相)
스님을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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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목 영(枯木榮)스님을 찾아가서는 한참 동안 말없이 앉았
는데 고목스님이 물었다.
“수좌는 좌선할 때 어떻게 마음을 쓰는가?”
“ 쓸 마음이 없소.”
“ 쓸 마음이 없다면 평소에 무엇이 그대를 데리고 왔다 갔다 하
는가?”
스님이 눈을 치켜 뜨고 바라보니 고목스님이 말하였다.
“그것은 부모가 낳아 준 그 눈이다.부모가 낳아 주기 전에는
무엇으로 보는가?”
스님은 악!하고 할(喝)을 한 번 하고는 “무슨 낳아 주었다 낳
아 주기 전이다 말하는가?”하니 고목스님은 곧 스님의 손을 잡
고,“고려가 바다 건너 있다고 누가 말했던가”하였다.스님은 소
매를 떨치고 나와 버렸다.
임진년(1352)4월 2일에 무주(婺州)복룡산(伏龍山)에 이르러 천
암 원장(千巖元長)스님을 찾았다.마침 그 날은 천여 명의 스님네
*이 두 곳에 있었던 이야기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원문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