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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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혀야 하겠는가?”
중사는 모르겠다 하였다.스님은 자기 왼쪽 어깨를 가리키며
“여기다 입혀야 하오”하고는 다시 대중에 물었다.
“맑게 비고 고요하여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찬란한 이것은 어
디서 나왔는가?”
대중은 대답이 없었다.스님은 “구중 궁궐의 금구(金口)에서 나
왔다”하고는 가사를 입고 황제를 위해 축원한 뒤에 다시 향을 사
르고 말하였다.
“이 하나의 향은 서천의 108대 조사 지공대화상과 평산화상에
게 받들어 올려 법유(法乳)의 은혜를 갚습니다.”
17년(1357)정유년에 광제사를 떠나 연계(燕薊)의 명산에 두루
다니다가 다시 법원사로 돌아와 지공스님에게 물었다.
“이제 제자는 어디로 가야 하리까?”
지공스님이 말하였다.
“그대는 본국으로 돌아가 ‘삼산양수(三山兩水)’사이를 택해 살
면 불법이 저절로 흥할 것이다.”
무술년(1358)3월 23일에 지공스님을 하직하고 요양(遼陽)으로
돌아와 평양과 동해 등 여러 곳에서 인연을 따라 설법하고,경자
년(1360)가을에 오대산에 들어가 상두암(象頭菴)에 있었다.그때
절강 지방의 고담(古潭)스님이 용문산을 오가면서 12)*서신을 통했는
데,스님은 게송으로 그에게 답하였다.
임제의 한 종지가 땅에 떨어지려 할 때에
*당시 용문산에는 태고스님이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