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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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장 43


            를 모아 입실할 사람을 시험해 뽑는 날이었다.스님은 다음의 게
            송을 지어 올렸다.



                 울리고 울려 우레소리 떨치니
                 뭇 귀머거리 모두 귀가 열리네
                 어찌 영산(靈山)의 법회뿐이었겠는가
                 구담(瞿曇)은 가지도 오지도 않네.
                 擊擊雷首振 群聾盡豁開
                 豈限靈山會 瞿曇無去來



               그리고 절차에 따라 입실하였다.
               천암스님은 물었다.

               “스님은 어디서 오는가?”
               “ 정자선사에서 옵니다.”
               “ 부모가 낳아 주기 전에는 어디서 왔는가?”

               “ 오늘은 4월 2일입니다.”
               천암스님은 “눈 밝은 사람은 속이기 어렵구나”하고 곧 입실을
            허락하였다.스님은 거기 머무르게 되어 여름을 지내고 안거가 끝

            나자 하직을 고했다.천암스님은 손수 글을 적어 주며 전송하였
            다.
               “석가 늙은이가 일대장교를 말했지만 그것은 모두 쓸데없는 말

            이다.마지막에 가섭이 미소했을 때 백만 인천이 모두 어쩔 줄을
            몰랐고,달마가 벽을 향해 앉았을 때 이조는 눈 속에 서 있었다.

            육조는 방아를 찧었고,남악(南嶽)은 기왓장을 갈았으며,마조(馬
            祖)의 할(喝)한 번에 백장(百丈)은 귀가 먹었고,그 말을 듣고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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