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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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큰스님네와 강호의 승려들이 모두 모였다.그때 설산국사(雪
山國師:화엄종의 종사인 千熙스님을 말함)도 그 모임에 왔다.스님
은 국사와 인사하고 처음으로 방장실에 들어가 좌복을 들고 “화
상!”하였다.국사가 무어라 하려는데 스님은 좌복으로 그 까까머
리를 때리고는 이내 나와 버렸다.
사나당(舍那堂)안에 법좌를 만들고 향을 사른 뒤에,스님은 법
좌에 올라 질문을 내렸다.법회에 있던 대중은 차례로 들어가 대
답하였으나 모두 모른다 하였다.어떤 이는 이치로는 통하나 일에
걸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너무 경솔하여 실언하기도 하며,한마디
한 뒤 곧 물러가기도 하였다.임금은 매우 불쾌해 보였다.끝으로
환암 혼수(幻庵混修)스님이 오니 스님은 3구(三句)와 3관(三關)을
차례로 물었다.
그보다 먼저 스님이 금경사(金經寺)에 있었을 때 임금은 좌가
대사 혜심(左街大師 慧深)을 시켜 스님에게 물었다.
“어떤 법문으로 공부한 사람을 시험해 뽑습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먼저 입문(入門)등 3구(三句)를 묻고,다음에 공부10절(工夫十
節)을 물으며,나중에 3관(三關)을 물으면 공부가 깊은지 얕은지를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그러나 대중이 다 모르기 때문에 10절과
3관은 묻지 않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임금이 천태종(天台宗)의 선사(禪師)인 신조(神
照)를 시켜 공부10절을 물으시니 스님은 손수 써서 올렸다.*
16)
18 일에 임금은 지신사 염흥방(知申使 廉興邦)을 스님이 계시던
*묻는 내용과 10절․3관은 모두 어록에 실려 있다.【원문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