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P. 105

105


               48.법화경을 외우다가 깨침/증오 지(證悟智)법사



               증오 지(證悟智)법사는 태주 임씨(台州林氏)자손이다.어릴 때
            부터 총명하여 책을 읽으면 한눈에 외웠으며 의술이나 점복에 관
            한 책까지도 모두 통달하였다.하루는 경을 강설하는 곳에 갔다가

             관무량수경  설법을 듣게 되었다.귀를 기울여 한참을 잠자코 듣
            고 있더니 감탄하기를 “해 떨어지는 곳이 나의 고향이다.지금 이

            경을 듣고 있으니 마치 집에서 보내온 편지를 받은 듯하구나”하
            고는 머리를 깎고 불조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따르겠다고 서원하
            였다.

               백련사(百蓮寺)선(僊)법사에게 귀의하여 ‘완전한 도리와 변하는
            도리[具變之道]’에 대해 물으니 선법사가 등롱(燈籠)을 가리키면서

            말하기를 “성품을 여의고 아님도 끊어져[離性絶非]본래 그 자체
            는 비고 고요하니 이것이 ‘완전한 이치’요,4성 6범이 보는 경계
            가 다르니 여기에 ‘변하는 도리’가 있다”라고 하였는데 지법사는
            깨닫지 못했다.

               그 후에 땅을 쓸면서  법화경 을 외우다가 “법은 항상하여 성
            품이 없으니 부처종자가 이로부터 일어남을 알지니라[知法常無性

            佛種從緣起]”한 구절에서 깨달아 마음이 활짝 트였다.선법사가
            보고는 “기쁘다!큰 일을 마쳤구나.법화지관(法華止觀)은 이것이
            핵심인데 그대가 이것을 깨달아 냈으니 깊고도 묘한 경계에 들어

            갔다”라고 하였다.이때부터 마음이 훤히 트이고 자유로워서 사람
            들에게 자주 이 법문을 하였다.

               법사는 닷새마다 한 번씩 잠을 잘 뿐 나머지는 요체에 푹 젖어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