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P. 107

107



            알 수 있었겠습니까?”하며 기뻐하였다. 탑명(塔銘)



               49.교․관을 닦음/동산 능행인(能行人)



               동산(東山)의 능행인(能行人)은 교(敎)와 관(觀)에 밝은 분이었
            다.굳은 의지로 정진하여 한번 참실(懺室:참회법을 행하는 집)에
            들어가서는 추우나 더우나 변치 않고 40년을 계속하니 절강(浙江)

            땅에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그러나 자신은 한번도 스스로를 수행
            인이라고 한 일이 없었고 그에 대해 말하기를 “지자대사는 하루

            여섯 차례 예불하고 네 차례 좌선하는 것으로 수행의 일과를 삼
            았는데 하물며 나는 무엇을 했단 말인가?”라고 하였다.
               초암 인(草菴因)법사가 한번은 함께 수행을 하였는데 가까이

            앉아서 보니,언제까지고 흐트러지거나 기대지 않고 단정히 앉아
            있었다.혹 병이 나도 며칠 동안 밥을 먹지 않으면서도 참선은 그
            만두지 않았는데 그러다가 병은 저절로 낫곤 하였다.

               능행인은 성격이 강직하고 결백하여 명리를 싫어하였다.그래
            서 시주물이 들어오면 언제나 대중들에게 나눠주고 털끝만치도
            남겨 두지 않았으며 가진 것이라고는 다 떨어진 누더기뿐이었다.

            여름이 되면 대나무 껍질을 엮어서 대들보 위에 묶어 두었다가
            겨울이 되면 그것을 내려서 추위를 막았다.늘 산에 들어가 호랑

            이를 길렀으나 호랑이가 해칠 마음을 먹지 않았고,혹 비바람 치
            는 캄캄한 밤에 언덕 위 무덤에서 좌선하는데도 심신이 편안하여
            두려운 마음이 없었다.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