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P. 108
108 인천보감
절에는 산신이 있어서 영험으로 그 지방을 교화하였는데 능행
인은 항상 그 산신과 친하게 지냈다.어쩌다 향이 다 떨어지면 원
주가 그때마다 능행인에게 알렸다.능행인이 곧 기도를 드리면 이
튿날 시주하는 사람들이 문이 메워지게 찾아오곤 하였다.스님네
들이 그 까닭을 물어보면 그들은 어젯밤에 누군가 집집마다 돌아
다니면서 절에 상주물이 다 떨어졌다고 알려주는 사람이 있기에
공양을 올리러 왔다고 하였다. 행장(行狀)
50.작은 지조,큰 불법/분양 선소(汾陽善昭)선사
분양 선소(汾陽善昭:947~1024)선사는 태원(太原)사람이다.
도량과 식견이 넓고 깊어 겉치레가 없고 큰 뜻을 품어 무슨 글이
든 스승에게 배우지 않고도 저절로 통달하였다.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세상이 싫어져 출가하였는데 명망 높은 선지식 70여 분을
찾아뵙고 그들 가풍의 묘한 종지를 모두 터득하였다.또한 가는
곳마다 오래 머무르지 않고 산수구경을 즐기지 않으니 어떤 사람
들은 그런 선사를 운치 없는 사람이라고 비웃었다.그러자 선사는
이렇게 탄식하였다.
“옛 분들은 행각할 때 성인의 마음과 통하지 못했다는 그것 하
나로 말을 달려 스승을 찾아가 결단을 보았을 뿐,어찌 산수를 구
경하는 일로 절을 찾아갔겠는가!”
그 후 수산 성념(首山省念)선사를 찾아뵙고 물었다.
“백장스님이 자리를 말아 올린 뜻*이 무엇입니까?”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