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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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인천보감
게송을 지었다.
노래하는 아이*를 잡아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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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를 부숴 버리니
지금은 물속의 금(金)을
그리워하지 않네
황룡스님을 보고 나서야
이제껏 마음 잘못 썼음을 알게 되었네.
拗却瓢兒碎却琴 如今不戀水中金
自從一見黃龍後 始覺從前錯用心 선원유사(仙苑遺事)
53.봉급을 털어 불경을 사다/풍즙(馮楫)거사
급사(給事)풍즙(馮楫)거사는 젊어서 상상(上庠:태학,성균관)에
서 공부하였다.하루는 과거에서 ‘생이란 덕이 수레바퀴처럼 비치
는 것이다[生者德之光輪]’라는 글로 장원급제하였는데 그 글은
원각경(圓覺經)의 이치로 밝힌 것이었다.
그는 비록 벼슬길에 있으면서도 불법을 잊지 않고 이름난 스님
들을 두루 찾아뵙고 법을 물었는데,한번은 용문산(龍門山)에 있을
때였다.불안(佛眼淸遠:1067~1120)스님을 따라 거닐다가 우연히
동자가 마당에 달려오면서 “만상 가운데 홀로 몸을 드러냈구나!”
라고 읊조리는 소리에 불안스님이 공의 등을 두드리면서 “좋다!”
*표아(瓢兒):길에서 음악을 켜고 표규(瓢叫:범패의 일종)를 부르며 구걸하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