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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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다.삭발한 뒤 큰 구슬 하나를 얻는 꿈을 꾸었는데 그 빛이
사람을 쏘는 듯하였다.꿈을 깨고 나서 말하기를,“이는 더할 수
없는 마음 보배인데 내가 얻었으니,이것으로 내 마음 자리를 밝
혀야겠다”하고는 제방을 돌아다녔다.그리하여 탐원(耽源)선사를
찾아뵙고 묘한 이치를 깨닫고 나서 뒤에 위산 영우(潙山靈祐)선사
를 찾아뵙고 마침내 깊은 종지를 얻었다.
혜적선사가 위산선사께 물었다.
“어디가 참 부처가 머무르는 곳입니까?”
“ 생각 없는 생각[思無思]의 묘한 법으로 불꽃같은 신령의 무궁
함을 돌이켜 생각하라.그 생각이 다하여 근원으로 돌아오면 성품
과 모습이 항상하고 현상과 이치가 둘이 아니어서 참 부처가 여
여(如如)할 것이다.”
혜적선사는 이 말끝에 활짝 깨쳐 비밀스런 인가를 받았다.대
중을 거느리고 왕망산(王莽山)에 자리를 잡았으나 교화할 인연이
맞지 않아 원주(袁州)에 이르러 앙산(仰山)을 찾아갔다.물을 거슬
러 올라가는데 두 산신이 맞이하면서 물었다.
“깊고 험한 이 산에 어찌 오셨습니까?”
“ 암자 터를 하나 보러 왔소.”
“ 저희들은 복이 있어 스님을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이 산을
시주하여 스님께 드리겠으니 여기 머물러 사십시오.”
“ 그대들이 이미 나에게 시주했으니 필시 넓은 마음을 가졌겠구
나.다른 스님이 없다면 내가 그대들의 시주를 받겠다.”
산신이 좋다 하고 집운봉(集雲峰)아래를 가리키며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하였다.선사는 마침내 그곳에 초암을 짓고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