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4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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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인천보감


                  토끼털을 뽑았다고 헤헤거리다가
                  일격에 만 겹 관문의 쇠사슬이 열렸도다
                  평생에 통쾌한 경사는 오늘 같은 날인데
                  누가 말하나 천리 밖에서 나를 속여먹었다고.

                  兎毛拈得笑哈哈 一擊萬重關鏁開
                  慶快平生在今日 孰云千里賺吾來


               그러자 미광선사는 송을 지어 바쳤다.



                  한번 부딪쳐 기연을 만나니 성난 우레 같은데
                  놀라 일어나 수미산을 북두성에 감추었구나

                  넘실대는 큰 파도는 하늘에 닿는데
                  콧구멍[鼻孔:본래면목]을 뽑아드니 입(언어문자)을 잃어버
                렸네.
                  一拶當機怒雷吼 驚起須彌藏北斗
                  洪波浩渺浪滔天 拈得鼻孔失却口  어록등(語錄等)




               58.지자대사의 두타행을 잇다/바야(波若)스님



               바야(波若)스님은 고려(高麗:고구려)사람이다.개황(開皇:581

            ~601)년간에 불롱사(佛隴寺)를 찾아와 지자(智者)선사에게 선법을
            구했는데,얼마 안 되어 깨달은 바가 있자 지자선사가 말하였다.
               “그대는 이곳에 인연이 있다.그러니 꼭 조용한 곳에 한거해서

            오묘한 행을 성취해야 한다.천태산(天台山)의 화정봉(華頂峯)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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