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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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절에서 6,7리 떨어져 있는데,그곳은 지난날 내가 고행
            [頭陀行]을 하던 곳이다.그대가 그곳으로 가서 도를 닦아 수행이

            진보되면 반드시 깊은 이익이 있을 것이다.먹을 걱정,입을 걱정
            은 하지 말아라!”
               바야스님은 가르침을 따라 그곳으로 가서 새벽에서 밤까지 수

            행하였다.한번도 누워서 자는 일이 없었고 그림자가 산을 나오지
            않은 지 16년이나 되었는데,하루는 홀연히 산을 내려와서 여러
            도반에게 알렸다.

               “나 바야는 명이 다한 것을 알고 있기에 다만 산을 나와 대중
            들과 이별할 뿐이다.”

               그리고는 곧 화정봉으로 돌아가서 죽었다. 천태석각(天台石刻)



               59.연경정토원기(延慶淨土院記)/정언 진료옹(正言 陳了翁)


               정언(正言)진료옹(陳了翁:陳瓘)은 남검주(南劍州)사람으로 젊

            은 나이에 급제하였다.성품이 조용하고 단아하여 세상 사람들과
            다투는 일이 없었으며,남의 단점을 보면 한번도 면전에서 꺾어

            버리지 않고 약간의 뜻만 보여서 일깨워 주었다.
               공은 처음에는 잡화엄(雜華嚴:화엄경의 다른 명칭)을 받들어 자
            못 조예가 있었다.그러다가 명지(明智)법사를 만나 천태종(天台宗)

            의 종지를 물으니,명지법사는 지관(止觀)법문 중에서 상근기가 닦
            는 부사의경을 가르쳐 주었는데,그것은 청정한 본성에서 보자면
            원래 닦을 것이 없기 때문에 작위 없는 행을 이룬다는 내용이었

            다.공은 여기서 홀연히 깨달았다.만년에는 유배당하여 섬에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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