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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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옹(了翁)의 정토에 관한 말이 불조의 오묘한 종지를 깊이 씹
어 본 말이라고 할 만하다.” 초암록(草庵錄)
60.훌륭한 스승과 훌륭한 제자/
행소(行紹)대사․행정(行靖)법사
석벽사(石壁寺)는 항주(杭州)월주(越州)에서 20리 거리에 있다.
용산(龍山)을 따라 서쪽으로 달려가 그윽한 골짜기로 들어가면 아
름다운 계곡과 바위가 펼쳐진다.비록 그곳은 기상이 맑은 곳이나
처음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가 행소(行紹)대사와 행정(行靖)
법사가 그곳에 살면서부터 비로소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으니,역
시 땅은 사람 때문에 유명해지는 것이다.
행정법사와 행소대사는 모두 전당(錢塘)사람이며,함께 영명
연수(永明延壽)선사에게 귀의해서 출가하여 율부(律部)를 공부하여
통달하였다.당시 천태 덕소(天台德韶)국사의 도가 크게 떨칠 때라
행정스님과 행소스님은 그곳을 찾아가 배우게 되었다.덕소국사가
보고는 그릇이 되겠다고 하여 나계 의적(螺溪義寂)법사를 찾아가
3관법(三觀法)을 배우게 하였다.이에 두 사람이 함께 찾아가 의적
법사를 모시고 3관의 대의(大義)를 익혔는데 얼마 안 되어 공부가
성취되었다.행정스님과 행소스님은 다시 석벽사(石壁寺)로 돌아와
대중을 모아 강론하며 지냈다.전후로 모두 50년을 산림의 지조를
지켜 한번도 고향집이나 마을에 다녀본 적이 없고,처신을 깨끗이
하여 오(吳)땅의 학승이나 큰스님들이 모두 그들을 고결한 분이
라 추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