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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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러 혜조(慧照)율사를 찾아가 율학을 배우고자 하니 혜조율사가
            그를 위해 계율법문을 설하고 의례와 법도를 익히도록 하였다.그

            리고는 3의와 발우,석장을 전수하고 이어 게송을 지어 주었다.


                  그대를 위해 법의를 만들어 주고
                  다시 발우와 석장으로 위용을 도우니

                  그대 일숙각의 노랫말을 들어보라
                  이는 모양을 내려고 허투루 지니게 함이 아니라 했네.*
                                                                   17)
                  爲汝裁成應法衣 更將盂錫助威儀
                  君看宿覺歌中道 不是標形虛事持



               조정에서는 다시 양차공(楊次公)에게 명하여 수행케 하였는데
            지나는 절마다 왕에게 하는 예로 맞이하고 전송하였다.그러나 금

            산사(金山寺)에 이르니 불인 요원(佛印了元:1032~1098,운문종)스
            님만은 유독 선상에 앉아 큰절을 받았다.양차공이 놀라서 그 까
            닭을 물어보니 불인스님이 말하였다.

               “의천 역시 다른 나라의 승려일 뿐이다.갖가지 성씨가 출가하
            면 누구나 석씨의 아들로 이름하는 법이니 어떻게 귀족을 따지겠
            는가.만일 불도를 굽혀 속법을 따른다면 무엇보다도 지혜의 눈을

            잃어버리는 일이니 무엇으로 중국의 모범을 보여주겠는가.”



            *일숙각 양가스님의 증도가에 나오는 구절.
              “용을 항복받은 발우와 범 싸움 말린 석장이여
              양쪽의 쇠고리는 짤랑짤랑 울리는도다
              이는 모양을 내려 허투루 지님이 아니요
              부처님 보배 지팡이를 몸소 받음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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