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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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3교 성인의 가르침/효종(孝宗)황제



               효종(孝宗:1163~1189 재위)황제가 경산(徑山)의 주지 보인(別
            峰寶印:1109~1190)선사를 선덕전(選德殿)에 초청하여 말하였다.
               “3교(三敎:佛儒仙)성인들의 도리는 본래 같은 것입니까?”

               보인선사가 아뢰었다.
               “그것은 허공에 동서남북이 애초에 따로 있지 않은 것과 같습

            니다.”
               “ 그래도 성인들이 세우신 방편은 각기 다른 점이 있으니,예컨
            대 공자는 중용(中庸)으로 가르치셨습니다.”

               “ 중용의 가르침이 아니면 어떻게 세간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까닭에  화엄경 에서는,‘세간의 모습을 허물지 않고 세간

            벗어나는 법을 이룬다’하였고, 법화경 에서는,세간을 다스리는
            말과 삶을 지탱해 주는 생업들이 모두 실상(實相)과 어긋나는 것
            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 지금의 사대부들은 공자의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이 많은데 오

            직 문자만 파고들 뿐 공자의 도는 보지 못하고,더욱이 공자의 마
            음은 알지 못합니다.그러나 오직 석가부처님은 문자로 사람을 가

            르치는 방법을 쓰지 않았습니다.다만 마음의 근원을 그대로 지적
            하여 중생에게 열어 보이시어 저마다 깨달아 들어가게 하니 이
            점이 훌륭한 일입니다.”

               “ 비단 요즘의 공부하는 사람들만 공자의 도를 보지 못하는 것
            이 아닙니다.당시 열 분 제자 가운데 안자(顔子)같은 분은 바탕

            을 갖추었다고 일컬어지는 사람인데 자기 평생의 역량을 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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