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P. 138
138 인천보감
67.정토에 오고 감/양차공(楊次公)
양차공(楊次公:楊傑)이 말하였다.
“원력 크신 아미타불은 정토에서 오지만 와도 실제 오는 것이
아니며,신심 깊은 범부는 정토로 가지만 가도 실제 가는 것이 아
니다.저쪽에서 이곳으로 오지 않고 이쪽에서 저곳으로 가지도 않
으나 그들 성인과 범부는 만나서 양쪽이 교제할 수 있다.
아미타불의 밝은 빛은 크고 둥근 달과 같아서 법계를 두루 비
춘다.염불하는 중생이 이를 간직해서 버리지 않으면 모든 부처의
마음속에 있는 중생은 티끌같이 무수한 극락을 얻게 되고 중생의
마음속에 있는 정토는 생각생각 아미타불이 될 것이다.만약 발심
하여 저 명호를 염(念)할 수 있으면 그대로 왕생하여 강가의 모래
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이 입을 모아 칭찬하고 시방의 보살들이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그러므로 부처님 말씀
을 믿지 못한다면 무슨 말을 믿을 것이며 정토가 가서 날 만한 곳
이 아니라면 어느 땅이 가서 날 만한 곳인가.스스로 자기의 신령
함을 버린다면 그것은 누구의 허물이겠는가.”
공은 임종 때 금으로 된 자리[臺]가 공중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게송을 짓고 돌아가셨다.
삶이라 해서 연연할 것도 아니고
죽음이라 해서 버릴 것도 아니니
크나큰 허공 속에
오고 가는 것일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