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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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경하는 기색 없이 오직 뚫어지게 바라만 보다가 나가 버렸다.
            옆에 있던 스님이 왜 예불을 안 하느냐고 물으니 불상이 허물어

            졌는데 내가 어디다 예불을 하겠느냐고 하였다.그러자 그 스님이
            말하였다.
               “옛 성인은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습니다.‘어떤 이가 개인

            적으로 관리들이 다니는 길에서 흙을 파다가 불상을 만드니,지혜
            로운 사람은 길가의 흙인 줄 알지만 어리석은 범부는 불상이 생
            겼다고 한다.뒷날 관리가 지나가려고 도로 불상으로 길을 메우니

            불상은 본래 생겼다 없어진 것이 아니고 길 역시 새 길 옛 길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공은 이 말을 듣고 느낀 바 있어 이로부터 도를 흠모하는 데

            매우 힘써 아흔이 넘도록 아침에 향 사르고 저녁에 좌선하는 일을
            한번도 빠뜨린 일이 없었다.공은 매일 다음과 같이 발원하였다.

               “저는 항상 정진하여 모든 선업을 부지런히 닦고 싶습니다.저
            는 심종(心宗)을 깨달아 모든 중생을 널리 제도하고 싶습니다.”

             매계잡록(梅溪雜錄)



               70.스스로 강에 장사지내다/묘보(妙普)수좌



               묘보(妙普:1071~1142)수좌는 스스로를 ‘성공(性空)’이라 이름

            하였다.사심(死心悟新:1043~1114,임제종 황룡파)선사에게서 종
            지를 얻고 오랫동안 화정(華亭)에 살았으며 쇠피리를 즐겨 불면서
            자재하게 스스로 즐기니 아무도 그 경지를 헤아려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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