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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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금강경 송(頌)/야보 천(冶父川)선사
야보산(冶父山)도천(道川)선사는 소주(蘇州)출신으로 활 쏘는
사람이었다.숙세에 심어진 인연으로 선법 듣기를 좋아해서 늘 경
덕사(景德寺)겸(謙)선사를 찾아뵙고 법을 물었는데,겸선사는 조
주선사가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하신 이야기를 들려주셨다.새
벽부터 밤까지 참구만 하면서 이때부터 직무도 수행하지 않으니
위관(尉官)이 화가 나서 곤장을 쳤는데,그는 곤장을 맞는 순간 홀
연히 깨쳤다.이에 겸선사가 그의 이름을 고쳐 주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이제까지 ‘적삼(狄三)’이라고 불렀는데 이제 ‘도천(道
川)’이라고 이름지어 주겠다.지금부터 등뼈를 곧추세워 더욱더 정
진한다면 그 도가 시냇물처럼 불어날 것이나,조금이라도 방심하
면 말할 가치도 없게 될 것이다.”
도천선사는 그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 뜻과 서원을 바꾸지 않았
다.
한번은 금강경(金剛經)에 송(頌)을 달았는데 지금도 세상에 유
행되고 있다.야보산에서 법을 열어 동짓날 대중법문을 하였다.
“모든 음(陰)이 꺼지니 하나의 양(陽)이 생겨나 초목과 수풀에
모두 새싹이 움트는데,오직 납승의 밑 없는 발우에는 여전히 밥
도 담고 국도 담는다.” 주봉집(舟峰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