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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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라도 이것을 찾는 사람이 없다.그래서 주렁주렁 가지에 매
                달려 스스로 만족하는 그 모습은 아름다운 것이다.
                  아!사람은 지혜 때문에 자기 뼈를 고단하게 하고 아가위는
                떫은 맛 때문에 그 몸이 편안하니,지혜와 떫은 맛 중에 어느 것

                이 참된가?나는 지혜가 없기 때문에 아가위와 이웃이 되었다.”


               법사는 몸에 필요한 물건이라고는 오직 작은 발우 하나뿐이었
            고,아침 점심의 밥은 오직 세 가지 흰 것[三白:밥과 무와 소금]뿐

            이었다.이렇게 혼자 살기를 20년,문을 닫고 좌선하니 세상 사람
            이 가까이할 수 없었다.계율의 조목들은 경중을 막론하고 똑같이

            지켰으며,생활용구는 문빗장 같은 자질구레한 것에 이르기까지
            깨끗하게 하였다.그리고 적막함에 자족하며 오로지 정토에 왕생
            할 것을 기약하였다.

               하루 저녁은 꿈에 못에서 큰 연꽃이 피어나고 하늘 음악이 사
            방에서 줄지어 들려왔다.법사는 “이것이 내가 왕생할 정토의 모

            습이다”하였는데,그 후 7일 만에 과연 돌아가셨다. 행업등기(行業
            等記)




               79.세속의 명리를 좇다가 덕을 잃다/무명씨(無名氏)



               예전에 고승 한 분이 있었는데 도와 학문이 높아 불교집안의
            존경을 받았다.만년에 황제의 명을 받고 주지가 되어 황제에게

            좋은 대우를 받았다.그런데 그가 임종할 때 황제가 몹시 슬퍼하
            며 조서를 내려 장례를 치르도록 하니,신하가 그 스님은 옷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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