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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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인천보감
바람 불 때도 욕하고 비가 올 때도 욕하지만
자비로 치면 성인인지 범부인지 더듬기 어렵도다
매일 다리[橋]가엔 똑같은 사람인데
세상에 왕량,백락*같은 사람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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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헛보내고 말았구나.
面目兜搜 語言薄惡
癡癡酣酣 磊磊落落
罵風罵雨當慈悲
是聖是凡難摸索
每日橋頭橋尾等箇人
世無王良伯樂 一生空過却 은산(隱山)
82.밤낮으로 참구하다/영원 유청(靈源惟淸)선사
영원 유청(靈源惟淸:?~1115,임제종 황룡파)선사는 남주(南州)
무녕(武寧)사람으로서 맑은 용모를 가진 분이었다.학문을 좋아하
여 지칠 줄을 모르니,태사(太史)황정견(黃庭堅)은 “유청스님이 학
문을 좋아함은 마치 기갈 든 사람이 음식을 찾듯 한다”라고 하였
다.
선사는 회당(晦堂祖心)선사에게 귀의하여 밤낮으로 참구하느라
자고 먹는 것도 잊을 지경이었다.한번은 회당스님이 손님과 이야
기하는 차에 모시고 서 있었다.손님 간 지가 한참 되었는데도 여
전히 그 자리에 서 있으니 회당선사가 “유청스님은 죽었는가?”라
*왕량(王良) 백락(伯樂):옛날에 명마를 잘 알아보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