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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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자 이에 느낀 바가 있었다.
유청선사가 불감 혜근(佛鑑慧懃:1059~1117)선사에게 편지를
보내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두 군데 주지로 있으면서 늘상 동산(東山,五祖法演)
사형의 편지를 받았는데 이제껏 세속 일에 대한 언급은 한마
디도 없었습니다.그저 간절히 부탁하는 일은 자기 몸을 잊고
우리 불도를 널리 펴라는 것뿐이었습니다.
제가 황룡산(黃龍山)에 도착했을 때 받은 편지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금년에는 날이 가물어 제방 농장에서 손해를
입었지만 나는 이 일을 조금도 근심하지 않는다.오직 근심스
러운 것은 선가에 안목 있는 이가 없는 일이다.이번 하안거
에 백여 명이 선방에 들어와 조주스님의 개에게는 불성이 없
다는 화두를 들고 있는데,한 사람도 깨친 자가 없으니 이것
이야말로 걱정거리다.’
이것은 참으로 지극한 말씀입니다.절 살림살이가 갖춰지지
않은 것을 근심하고 관리들에게 밉보여 추궁당할까봐 겁을 내
며,명성이 올라가지 않을까,문도대중이 많지 않을까를 걱정
하는 사람들과는 실로 거리가 먼 분입니다.” 정강필어등(汀江筆
語等)
83.49일 동안 서서 공부하다/불등 수순(佛燈守珣)선사
불등 수순(佛燈守珣)선사는 삽천(霅川)사람인데 오랫동안 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