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7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P. 167

167


            주셨다.그러니 몸소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자는 우리 불교집안
            사람이 아니다. 총림공론(叢林公論)




               90.유교의 장부,불교의 장부/목암 유붕(牧庵有朋)법사



               목암 유붕(牧庵有朋)법사는 무주(婺州)금화(金華)사람이다.거
            계 경(車溪擇卿:?~1108)법사를 찾아뵙고 생사대사를 밝힌 뒤,

            여러 번 큰절의 주지가 되니 학인들이 뒤질세라 모여들었다.법사
            는 강론할 때마다 미리 주석서를 읽어보는 일이 없었고,시자에게

            주제를 뽑으라 하여 선 자리에서 술술술 막힘 없이 설명하였다.
               한번은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문도들을 지도한 이래 마하지관(摩訶止觀)을 일곱 번 논

            강하였는데,정작 정수(正修)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입을 열어 한
            일이 없다.”
               또 말하였다.

               “나는 대부(大部)의 경론 가운데서 조그마한 문제를 내려 할 때
            도 종이쪽지 만한 정도의 글도 만들 수 없다.이것을 일러 ‘문자
            의 성품을 여읜 그것이 바로 해탈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만년에는 명주(明州)연경사(延慶寺)에 주지하였다.하루는 법좌
            에 올라 ‘조어장부(調御丈夫)’에 대해 강을 하는데 홀연히 몇 사람

            의 사대부가 찾아와 법사의 법문을 들었다.법사가 말하였다.
               “유교(儒敎)의 장부를 논할 것 같으면 충신은 죽음을 두려워하
            지 않고,용사는 삶을 돌아보지 않는다.그러므로 천하에 큰 일을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