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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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고 희대의 명성을 얻게 되며 마침내는 명리와 성색에 빠지지
않으니,이런 사람을 장부라 한다.그러나 우리 불교(佛敎)에 있어
서는 일심3관(一心三觀:천태지관의 관법, 空觀․假觀․中觀)으로
나룻배를 삼고 5회(五悔:예불,참회,권청,수희,회향을 하는 행법)
로 노를 삼아 모든 마군을 항복시키고 외도를 누르는 자를 장부
라 이름한다.”
사대부들은 이 말을 듣고 감탄하며 떠났다. 행업(行業)
91.천태의 도가 사명(四明)존자 때문에 망할 것이다/
무외 구(無畏久)법사
무외 구(無畏法久:?~1163)법사는 여조(餘姚)사람이다.혜각
옥(慧覺玉)스님에게 귀의하여 종지를 얻고 훗날 두루 선법회를 찾
아다니며 공부하였다.언젠가는 경산(徑山)불일(佛日:大慧)선사
의 방장실에 간 적이 있었다.불일선사는 밤에 앉을 때면 반드시
법사를 불러 천태(天台)의 이론과 능엄경(楞嚴經)의 요지를 설하라
고 명하고는 깊이 대우를 하였다.
세상에 나가 청수사(淸修寺)에 주지하니 학인들이 구름같이 모
여들었다.법사는 후생들이 독방을 쓰면서 멋대로 할까봐 근심하
여 방을 헐어 대중방을 만들었다.또한 깨끗한 책상과 밝은 창
문․이불․선판(禪板)등이 물을 뿌린 듯 깨끗하여 옛 총림의 풍
모가 있었다.법사는 강론하던 차에 학인이 글귀에 집착하여 틀린
주장을 하는 것을 보고는 탄식하며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