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2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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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인천보감


               95.말세의 본보기가 될 만한 자비/고암(高庵)선사



               설당 행(雪堂道行:1089~1151,임제종 양기파)스님이 말하였다.
               “고암(高庵善悟:1074~1132)스님은 사람됨이 단정하고 곧으며
            매사에 법도가 있었다.자기에게는 검소하였지만 남에게는 넉넉하

            여 누가 병이 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자기 때문에 그런 것처럼
            여겼다.심지어 종이나 마부에 이르기까지 몸소 찾아가 문병하고

            그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들어주었다.그들이 죽게 되면 돈이
            있건 없건 예를 다해 장사를 지내 주었으니 그 깊은 자비와 사랑
            은 참으로 말세의 좋은 본보기다.” 이운록(怡雲錄)




               96.참선의 기쁨/황태사(黃太史)



               황태사(黃太史:庭堅)가 호소급(胡少汲:胡直孺)에게 편지를 보

            내 이렇게 말하였다.


                  “공(公)은 제법 공부가 되었습니다.그러나 병을 고치는 처
                방으로는 참선의 기쁨[禪悅]을 깊이 맛보아 생사의 뿌리를 밝

                혀 내야 합니다.그러고 나면 기쁨․성냄․근심 같은 것은 발
                붙일 곳이 없게 됩니다.병의 뿌리가 없어지면 가지나 잎새로
                는 사람을 해칠 수가 없습니다.투자 총(投子普聰)과 해회 연
                (海會宗演)스님도 모두 도행이 높고 깊어 옛사람과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은 분들입니다.만일 그대가 문장 잘하는 선비들
                과 다니며 헛된 말이나 꾸밈말을 배운다면 그저 지견(知見)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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