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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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의 도는 사명(四明知禮:960~1028)존자에 의해서 흥했으
나 또한 사명존자 때문에 망할 것이다.성인이 다시 나오지 않고
는 누가 이것을 지켜 줄 수 있단 말인가!”
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법사가 진실을 아는 사람이라고 하였
다.
법사는 타고난 성품이 지혜롭고 예리하였으며 물 흐르는 듯한
논변과 위엄 있는 행동으로 사람들과 거슬리는 일이 없었다.평생
을 사귀어 온 사람도 법사에게서 기쁜 얼굴이나 노여워하는 얼굴
을 본 일이 없었다고 한다.법사는 낮에는 7경(七經)을 공부하고
밤이면 좌선하는 것을 일상으로 삼았으며,무외암(無畏庵)을 짓고
노년을 거기서 보냈다. 탑명(塔銘)
92.대혜(大慧)선사와 굉지(宏智)선사
소흥 계해(紹興癸亥:1143)년 겨울에 대혜(大慧宗杲:1091~
1157,조동종)선사가 왕은(王恩)을 입어 북쪽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衡陽에서 유배생활을 했었다).마침 육왕사(育王寺)에 주지 자리가
비어 있어서 굉지(宏智正覺)선사가 그곳 주지로 천거하였다.굉지
선사는 대혜선사가 오게 되면 대중이 많아져 반드시 식량이 바닥
날 것을 미리 알고 소임자에게 이렇게 일렀다.
“그대는 나를 위해 한 해 예산을 서둘러 준비하고 향적(香積:
창고)의 일용품은 모두 두 배를 비축해 두도록 하라.”
소임자는 분부대로 하였다.이듬해 과연 대혜선사가 오니 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