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6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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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인천보감


               이에 오자재가 말하였다.
               “나는 청정세계에 살다가 생각[念]을 잃어버려서 이곳에 왔었

            는데 금으로 된 좌대가 도착했으니 이제 가겠다.”

               그리고는 말이 끝나자 임종하였다. 설창기(雪牕記)



               100.형(兄)에게 음식값을 받다/적실 광(寂室光)선사



               적실 광(寂室慧光:운문종)선사가 영은사(靈隱寺)주지로 있을
            때였다.그의 형이 찾아갔는데 차만 끓여 주고는 물러가 버리니

            형이 내심 불쾌하게 생각하였다.소임맡은 이가 창고방으로 맞아
            들여 음식을 잘 대접하였는데,혜광선사는 그 이야기를 듣고,“음
            식을 대접받으면 뒷날 나에게 누가 되는 일이 있다”하고는 형에

            게 대접받은 만큼 채워 놓고 떠나게 하였다. 정강필어(汀江筆語)




               101.참선과 법문으로 밥을 삼다/장령 탁(長靈卓)선사



               장령 탁(長靈守卓:1065~1123,임제종 황룡파)선사는 무시(無示
            介諶:1080~1148)선사를 입승(立繩:선원생활의 책임자)으로 임명
            하여 법석을 엄숙하게 하였다.부엌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고 오

            직 참선으로 공양을 대신하고 야참법문으로 저녁공양을 대신하게
            하니 납자들 중에는 이런 생활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다.그
            러자 무시선사가 수탁선사에게 아뢰었다.

               “사람이란 먹는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데 이렇게 해서야 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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