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5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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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되고 있다.”
99.밤마다 관(棺)에 들어갔다가/오자재(吳子才)
소흥(紹興)13(1143)년 좌수직랑(左修職郞)인 첨숙의(詹叔義)가
재부(財賦:세금 등 국고수입)에 의견서를 올려 주지가 되려는 이
에게 도첩을 팔자고 하였다.조정에서는 소흥 32년까지 이 의견대
로 도첩을 팔아 왔는데,시랑(侍郞)오자재(吳子才)가 진정서를 올
려 도첩을 나누어 팔도록 허가받자 그것은 부처를 팔아 복을 받
으려는 짓이라는 비난을 받았다.오자재는 관직을 그만두고 바위
산으로 돌아가 선상에 앉아 경과 선을 음미하며 자족하였고 구름
과 물을 감상하며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그리고는 관을 하나 만들어서 밤이면 그 속에 누워 자다가 날
이 밝으려 하면 두어 명의 동자를 시켜 관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
르게 했다.
“오자재는 돌아가라!삼계는 어디고 불안하여 살 만한 곳이 없
으나 서방정토에는 연화대가 있다.”
오자재는 듣자마자 일어나 참선과 독송을 하였다.이렇게 몇
년을 계속 정진하였다.
임종 때 집안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들었느냐?”하니
집안사람들은 아무것도 못 들었다고 하였다.오자재가 “너희들은
생각을 거두고 들어보라”하니 이때 모든 사람들은 공중에서 은
은하게 들려오는 하늘음악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