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8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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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인천보감


                속인들은 선을 허공에 뜬 것이라 생각하고 교학을 희론으로
                생각하니 그들은 이토록 도를 모르고 있습니다.이 지극히 큰
                일을 어찌 붓으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그저 내 생각
                을 적어 볼 뿐입니다.”




               103.제자들에게 내린 훈시/자항 박(慈航朴)선사



               자항 박(慈航了朴:임제종 황룡파)선사는 복주(福州)사람이다.
            명문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홀연히 허깨비 같은 뜬세상이 싫어 몸

            을 빼내 출가하였다.선사가 계를 받을 때 몸과 마음이 공중에 뜬
            것처럼 가볍고 편안해지니 계를 내리는 스님이 ‘그대는 참으로 가

            장 높은 묘계[上品妙戒]를 얻었다’고 하였다.이때부터 종신토록
            매우 엄하게 계를 지켰다.
               20 년 동안 천동사(天童寺)에 주지하면서 하루도 대중과 따로

            공양을 한 일이 없고 병에 걸렸을 때도 이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
            스스로는 몹시 검소하게 지냈으나 대중들에게는 지극히 넉넉하게
            대했다.선사에게 제자 한 사람이 있었는데 창고 소임[知庫]을 맡

            아보다가 일을 끝내고 돌아와 선사에게 절하고 말하였다.
               “제가 힘을 다해 경영해서 돈을 굴려 배나 이득을 보았는데 감

            히 제 것으로 하지 않고 절 재산으로 넣으려 합니다.”
               그러자 선사가 화를 내며 말하였다.
               “네가 벌어들인 것은 의롭지 못한 수단으로 얻은 것이며,절

            재산은 깨끗한 재산이다.어찌 의롭지 못한 너의 물건을 받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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