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9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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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느냐.”
그리하여 끝내 받아들이지 않고 그 스님을 쫓아내 버렸다.
선사는 동자승이 머리를 깎고 먹물옷을 입으면 그들을 모두 사
미들의 거처[沙彌寮]에 보내 계단(戒壇)에 올라가 계를 받는 의식
절차부터 익히게 하고 유교경(遺敎經)을 외우게 하고 나서야 구족
계를 주었다.구족계를 받으면 모두 새로 계 받은 이들의 거처[新
戒寮]에 들여보내 승복 세 벌과 발우 하나를 받아 지니도록 하고,
밤이면 좌구를 펴고 오조가사를 덮고 자게 하였다.그리고는 계경
(戒經)잘 외우는 스님 하나를 청해 그들에게 계경을 가르치도록
하여 통달하여 외울 때가 되면 비로소 선방에서 참구하는 것을
허락하고 이삼 년 하안거를 지내고 나야 비로소 절 일을 맡아보
도록 하였다.제방에 행각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선사는 언제
나 미간에 기쁜 기색을 보이며 기꺼워하였다.그리고는 필요한 물
건들을 챙겨서 길을 독촉해 보냈다.
한번은 그의 문도들에게 이렇게 훈계하였다.
“예전에는 스님이 되려 하면 조정에서 시험을 치러 도첩을 얻
게 하였다.그래서 발심해서 승려가 된 사람들이 모두 영특하고
수행이 높았으며 부처가 되겠다고 서원을 세운 사람들이었다.그
런데 지금은 불법이 엷어져서 이름만 있지 알맹이는 없어졌다.그
래서 돈이 많은 사람이면 승복을 입고 돈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
은 부처를 팔아 이득을 본다.탐욕스런 위선자들이 많이 나와 못
하는 일 없이 나쁜 짓을 하다가 하루아침에 승려의 무리에 끼여
들게 되었다.그들은 스스로 평생 쓸 만큼이 다 마련되었다고 생
각하여 다시는 사욕을 극복하는 수행을 하지 않는다.그리고는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