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2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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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양선사에게 알렸으나 그는 믿지 않았다.
당시 용도각(龍圖閣)의 덕점(德占)서희(徐禧)가 평민으로 있을
때였는데 양선사를 찾아가 법을 묻곤 하였다.그가 잠깐 꿈을 꾸
니,어느 관청에 들어갔는데 무기를 든 병졸들이 양쪽에 빽빽이
늘어서 있었다.자세히 보니 뜰 아래 양선사가 앉아 있고 졸개귀
신들이 방아공이로 그의 등을 때리는데,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온
통 진동하였다.다시 보니 그의 제자가 결박을 당하고 목칼을 쓴
채 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덕점이 문지기에게 스님이 무
슨 죄를 지었느냐고 물으니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늙은 사람은 젊은 사람의 스승인데 스승이 평소에 제자를 잘
못 가르쳐서 마음대로 파계하도록 내버려두었으므로 스승의 죄가
특히 무거운 것이다.이것은 오히려 살아서 받는 과보이지만 7일
뒤에 제자와 함께 무간지옥에 떨어지면 그땐 정말 고통스러울 것
이다.’
서희가 꿈에서 깨어나 양선사에게 까닭을 물어보았더니 양선사
는,이 며칠 동안 등허리가 마치 무엇으로 두드려 맞는 것처럼 아
픈데 약을 써도 낫지 않는다고 하였다.그리고는 과연 7일 만에
죽었다.이에 서희는 주먹 만한 큰 글씨로 분녕(分寧)지방 모든 절
벽에다가 이 사실을 써 붙였다.” 소희간광효초선사방우천동행당벽(紹凞
間光孝超禪師榜于天童行堂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