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4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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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인천보감


                  “무엇이 다복의 한 줄기 대(竹)입니까?”
                  “ 한두 줄기는 비스듬하다.”
                  “ 잘 모르겠습니다.”
                  “ 서너 줄기는 굽었다.”



               선사는 이 대목에서 문득 두 분 선사의 면목을 보게 되었다.
               그 길로 혜남선사에게 돌아와 제자의 예를 올리고는 좌구를 펴

            고 앉자 혜남선사가 “그대는 내 방에 들어왔다”라고 하였다.선사
            도 역시 뛸 듯이 기뻐하면서 응수하였다.
               “큰 일이란 본래 이런 것인데 스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사람들

            에게 화두를 들게 하십니까?”
               “ 만일 네가 깊이 참구해서 마음 쓸 곳 없는 경지까지 가게 하
            고,거기서 스스로 보고 스스로 긍정하도록 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너를 매몰시키는 것이다.”
               마침 혜남선사가 입적하자 스님들과 신도들이 선사에게 그 뒤

            를 이어 달라고 청하였고,사방에서 귀의하여 혜남선사가 있을 때
            못지 않았다.그러나 선사는 진솔함을 숭상해서 일하는 것을 즐기
            지 않았으므로 다섯 번이나 그만두겠다고 해서 마침내 주지를 그

            만두게 되었다.얼마 안 되서 사사직(謝師直)이 담주(潭州)태수가
            되어 대위산(大潙山)에 주지 자리가 비었다고 선사를 초청하였다.

            선사가 세 번이나 사양하자 또 강서(江西)의 전운사(轉運使)인 팽
            기자(彭器資)에게 부탁해서 장사사(長沙寺)를 마다하는 이유를 알
            려달라고 청하니 선사가 말하였다.

               “마조나 백장스님 전에는 주지란 것이 없었고,도인들은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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