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5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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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살다가 마침내 승복을 입었다.묘총선사는 나이와 덕망이 높
았으나 몹시 엄하게 계율을 지켰고 고행과 절도로 스스로를 격려
하여 옛 고승의 면모가 있었다.태수 장안국(張安國)이 선사의 도
와 덕망을 높이 사서 자수사(資壽寺)주지를 맡아 세상에 나가도
록 명했는데,얼마 되지 않아 주지를 그만두고 노년을 집에 돌아
가서 보냈다. 투기전(投機傳)
111.자인삼매(慈忍三昧)를 얻고/도담(道曇)법사
도담(道曇)법사는 상주(常州)사람으로 선정을 닦던 중 자인삼
매(慈忍三昧)를 얻었다.늘 원숭이와 새들이 꽃과 과일을 공양하니
그들을 위해 계를 주고 설법을 해서 보냈다.밤이 되어 귀신에게
밥을 줄 때면 “내 밥을 먹고 내 법을 받아 내 도반이 되어라”하
며 축원하였다.90여 세가 되어서도 사방에서 와서 스승으로 모셨
는데,법을 받은 사람은 모두 신참소년이었다.
법사는 경을 읽을 때면 언제나 향을 사르고 아홉 번 절한 다
음,가부좌한 채 한참을 묵묵히 있은 뒤에야 책을 열었다.항상
문도들에게 이렇게 훈계하였다.
“성인의 가르침을 엿보는 목적은 종지를 밝히기 위해서이니,
만일 자기를 단정히 해서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어떻게 여래의
경계에 갈 수 있겠는가.참으로 작은 인연이 아니니 쉽게 생각하
지 말아야 한다.” 손중익비(孫仲益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