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8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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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로 갔다.그곳에서 공부 많이 한 노스님들도 그의 몸가짐을
            보고 그의 법어를 듣고는 모두 팔짱을 끼고 심취하였고,천 명 안

            팎의 대중은 질서정연하게 마치 관청에 들어가듯 하였다.선사가
            가는 곳마다 대중과 함께 고생하며 수행하니 상서(尙書)우포(尤
            褒)가 말하였다.

               “주지는 편안히 앉아서 법을 설하면 되는데 어째서 몸소 고행
            까지 하십니까?”
               선사가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말법의 비구들은 증상만(增上慢)이 있어서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 하면서 제멋대로 합니다.내가 몸소 실천
            해도 오히려 따라오지 않을까 두려운데 하물며 감히 스스로 편하

            려 들 수 있겠습니까?”
               근세에 선림의 모범을 말할 때는 반드시 선사를 첫째로 꼽는

            다. 행장(行狀)




               114.부젓가락 하나라도 절 물건은/동산 연(東山淵)선사


               동산 연(東山淵)선사는 하는 일이나 행동이 단정하고 결백하기

            로 총림에 알려졌다.선사가 동산사에서 오봉사(五峰寺)로 옮겨왔
            을 때였다.부젓가락을 보니 동산사에서 쓰던 것과 다르지 않아

            마침내 종[奴]에게 따져 물었다.
               “이것은 동산사 방장실의 물건이 아니냐?”
               “ 그렇습니다.여기나 저기나 절집에서 쓰는 물건이라 이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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