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7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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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이암 권(伊庵權)선사의 행적



               이암 권(伊庵有權:?~1180,임제종 양기파)선사는 임안부(臨安府
            :浙江省)창화현(昌化縣)사람으로 기씨(祁氏)자손이다.어려서부
            터 몸가짐이 무게가 있고 의젓하여 어른 같더니,14세에 출가하여

            불교뿐 아니라 다른 학문에도 통달하고,무암 전(無庵法全)선사에
            게 귀의하였다.거기서 매우 열심히 공부했는데 하루해가 저물면

            반드시 눈물을 흘리며 “오늘도 이렇게 시간만 보냈고 내일 공부
            도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구나!”하였다.
               선사가 대중 속에 있을 때,사람들과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꼿꼿하게 처신하니 아무도 가까이하거나 멀리 할 수 없었다.한번
            은 밤부터 새벽까지 계속 좌선하는데 죽을 돌리는 사람이 와도

            발우 펴는 것을 잊고 있었다.그래서 옆에 있던 사람이 손으로 건
            드리자 깨달아 게를 지었다.


                  칠흑 같은 곤륜이 낚싯대 잡고

                  낡은 돗대 높이 올리고 쏜살같이 여울 내려가
                  갈대꽃 그림자 속에서 달구경하다가
                  눈먼 거북 당겨 올려 배 위에 실었노라.
                  黑漆崑崙把釣竿 古帆高挂下驚湍

                  蘆花影裏弄明月 引得盲龜上釣舡


               무암선사는 기뻐하며 자기와 비슷한 경지라고 하였다.

               건도(乾道:1163~1173)년간에 세상에 나와 만년사(萬年寺)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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