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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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인천보감
씨유설(釋氏類說)
14.참학(參學)하는 일/양억(楊億)
시랑(侍郞)양억(楊億:974~1020)은 한림학사(翰林學士)이유
(李維)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잠깐 남창(南昌)태수로 와서 마침 광혜 상총(廣慧常總:
1025~1091,임제종 황룡파)스님을 뵙게 되었습니다.스님은
공양을 될 수 있는 대로 간소하게 하여 밥상을 물리고 여가가
많았으므로 더러는 직접 오시기도 하고 더러는 수레로 모셔
오기도 하여 이것저것 터놓고 물었더니 어둡고 막혀 있던 것
이 싹 풀렸습니다.그리고 반년이 지난 뒤에는 마치 잊었던
일이 갑자기 생각난 듯,자다 깨어난 듯 마음이 탁 트여 의심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그리하여 평소 가슴에 막혀 있던 것이
저절로 탁 떨어져 내려가서 몇 겁을 두고 밝히지 못했던 일이
환하게 눈앞에 나타났으니 이는 정말로 스님께서 의심을 환히
결택(決擇)해 주시고,막힘 없이 지도해 주신 덕분이었습니다.
여기서 옛 분들이 큰스님을 찾아뵙던 일들을 거듭 생각해
봅니다.설봉 의존(雪峰義存)스님은 동산 양개(洞山良价)스님을
찾아뵙고 투자 의청(投子義靑)스님을 세 번 뵈었으나 마침내는
덕산 선감(德山宣鑑)스님의 법제자가 되었으며,임제 의현(臨濟
義玄)스님은 대우 수지(大愚守芝)스님의 뒤를 이었으며,운암
담성(雲巖曇晟)스님은 도오 원지(道吾圓智)스님에게 많은 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