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P. 43

43


                침을 받았으나 마침내 약산 유엄(藥山惟儼)스님의 제자가 되었
                으며,단하 자순(丹霞自淳)스님은 마조 도일(馬祖道一)스님에게
                인가를 받았으나 석두 희천(石頭希遷)스님의 후예가 되었습니
                다.이런 일은 예전에도 많았으므로 이상하게 여길 일이 아닙

                니다.병든 이 몸이 지금 법을 이어받은 인연은 사실 광혜(廣
                慧)스님에게 있으나 처음 일깨워 지도해 주신 분은 바로 별봉
                (鼈峰:임제종 대혜파,無際了派의 제자)스님이셨습니다.안녕
                히 계십시오.



               시랑이 한 스님과 법담을 나누다가 말하였다.
               “참학(參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루종일 언제나 자기를

            살펴보아야[照顧]합니다.듣지 못했습니까?선[禪道]을 말하자면
            늘 살피고 다녀야 할 도리가 하나 있는데,그것은 일상생활에서
            무슨 일을 하거나 없을 수 없는 것입니다.마치 알을 품고 있는

            닭이 알을 두고 일어나 버리면 기운이 이어질 수가 없어서 마침
            내 병아리가 부화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지금 만 가지 경계는 빽빽하고 6근은 요동하는데 조금만 살펴

            보는 일[照顧]을 놓치면 그대로 신명을 잃게 되니 작은 일이 아닙
            니다.지금 우리가 여기 태어날 인연을 받아 생사에 매여 있는 이
            유가 수많은 겁토록 생멸심을 쫓아 그것에 끄달려 다니다 지금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말씀해 보십시오.한번이라도 살펴봄을 잃
            은 적이 있다면 어떻게 우리가 여기 있을 수 있겠습니까?큰길의

            흰 소[露地白牛:본디는 법화경에서 一乘을 비유한 말로서,선문에서
            는 청정무구한 본심을 말한다]를 알고자 합니까?콧구멍[鼻孔:본래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