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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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을 잡고 한번 끌어당겨 보십시오.”
또 말하였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영산회상에서 눈으로 가섭존자를 돌아보
시며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이 있으
니 이를 마하가섭에게 부촉하노라’하셨고,또 말씀하시기를,‘나
는 49년 동안 한마디도 설법한 일이 없다’하셨는데,이것이 무슨
도리이겠습니까?
누구나 저마다 한 글자 각주도 붙일 수 없게 되면 누구에게나
굉장한 일이 벌어진 셈이나 그것을 ‘굉장하다’고 해버리면 벌써
틀립니다.그렇다면 석가는 패전한 군대의 장수이고,가섭은 신명
을 잃은 사람이라고 나는 말하겠습니다.어떻게 생각합니까?생사
열반이 모두 다 꿈속의 일이고,부처와 중생도 모두 군더더기 말
이라 하지 않았습니까.곧바로 이렇게 알아버려야지 밖으로 치달
려 구해서는 안 됩니다.이 점을 밝히지 못했다면 그대는 한참 잘
못되었다고 말하겠습니다.”
시랑은 임종 하루 전에 게송 한 수를 직접 써서 집사람들에게
주며 다음날 이부마(李駙馬:李遵勗,?~1038)에게 전하라고 하였
다.
꺼졌다 일어나는 거품이여
두 법은 본래 같은 것
참된 귀결처를 알려 한다면
조주 동원의 서쪽이니라.
漚生與漚滅 二法本來齊
欲識眞歸處 趙州東院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