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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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위해서였는데,지금은 도리어 부역 면제받는 것을 따지
면서 승려에게 평민이 되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 승려
들에게 심한 푸대접을 하고 있다.
오직 지난날 육왕 회련(育王懷璉),* 영안 설숭(永安契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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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 원정(龍井元淨),영지 원조(靈芝元照)*같은 분은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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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털처럼 빛나는 보배라 할 수 있겠지만,나머지 양가죽 같
은 보잘것없는 자들이야 말할 가치가 있겠는가.아!불법의 바
다가 오늘날처럼 더럽혀진 적은 없었다.이런 말도 지혜로운
이와 할 수 있을 뿐,속인들과는 하기 어려운 일이다.
18.공양할 때든,목욕할 때든/정범(淨梵)법주
정범(淨梵)법주(法主)는 가화(嘉禾)사람으로,출가하여 신오 처
겸(神悟處謙:천태종)스님을 찾아뵈었다.정범스님은 깨달음[解]과
실천[行]을 겸비하였으며 불법을 위해 보시로 중생을 제도하였다.
만년에 북선사(北禪寺)에 살 때는 늘 시장거리에서 걸식을 하였는
데,어떤 사람이 말리자 그는,“부처님께서 남기신 규율을 말세
사람으로서 마땅히 실천하는 것이지 남에게 과시하려는 것이 아
니라”고 하였다.
*육왕 회련(1009~1090):운문종 늑담스님의 법제자.인종(仁宗)황제의 존경을
받아 왕에게 불법을 설하고 대각(大覺)이라는 호를 받았다.
*영안 설숭(1007~1072):운문종 효총스님의 법제자. 보교편(輔敎編) 을 저술
하여 선문(禪門)의 계통을 밝혔고, 원교론(原敎論) 을 지어 유불일치(儒佛一
致)를 주장하면서 한퇴지의 배불론을 반박하였다.
*영지 원조(1048~1116):율(律)과 천태교관을 배워 강론하면서 여러 종파의
학문을 두루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