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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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인천보감


               “본색종장이 아니면 좋은 보필이 있을 수 없고 좋은 보필자가
            아니라면 도인의 덕을 높일 수가 없다.” 장석달관비(仗錫達觀碑)




               22.전생의 원(願)을 이어/변재 원정(辯才元淨)법사



               변재 원정(辯才元淨)법사는 항주(杭州)어잠(於潛)사람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왼쪽 어깨살이 가사의 매듭같이 솟아올라 있었다

            가 81일 만에 없어지니 그의 아버지가 감탄하여 말했다.
               “이 아이는 전생에 사문이었으니 그 원(願)을 빼앗지 말고 자라

            면 부처님을 모시게 하겠다.”
               법사가 세상을 떠난 그 해가 실로 81세였으니 아마도 이는 숙
            명인 것 같다.출가한 후에는 법좌를 볼 때마다 감탄하며,저기에

            올라 설법을 해서 사람들을 제도하는 것이 자신의 원이라고 하였
            다.
               처음에는 자운(慈雲:遵式)스님을 찾아가서 밤낮으로 열심히

            정진하였다.배움과 실천이 함께 향상하여 몇 해 안 가서 자운스
            님의 상좌들과 나란히 앉게 되었는데,자운스님이 죽고 난 뒤에는
            다시 사명산(四明山)의 조소(祖韶)스님을 모셨다.조소스님이 천태

            지관(天台止觀)을 가르치다가 “한 끼의 밥으로 일체에게 보시하며
            모든 불보살에게 공양한 다음에야 먹을 수 있다”하신 방편오연

            (方便五緣)에 나오는 유마거사의 말씀까지를 이야기하니,원정스님
            은 그 말끝에 깨닫고는 “오늘에야 색,소리,냄새,맛이 본래 제일
            의제(第一義諦)를 갖추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앞으로는 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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